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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 이래 우리의 고유사상은 시대에 따라 신선도, 고신도, 현묘지도, 풍류도, 화랑도, 밝돌법, 국선도 등으로 불리어 왔다.
어떻게 불리어 왔건 그것은 하나를 의미한다. 마치 우리나라의 땅덩어리가 시대에 따라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 대한민국 등으로 이름이 바뀌어 온 것과도 같다.
이렇듯 면면히 이어지면서 우리민족 내면세계에 큰 영향을 미쳐 온 고유(固有)의 도(道), 국선도! 그 도인들의 ‘한판 삶’을 조명해 본다.
유방(BC256〜BC195)은 전투에 출전하기 앞서 항상 무성(武聖)이자 군신(軍神)인 치우천왕에게 승전을 비는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항우와 싸우는 마지막 전투에 나갈 때도 역시 치우천왕에게 제사를 지냈으며, 전투에서 이겼다고 사마천의 ‘사기’는 전하고 있다.
1904년 러·일전쟁의 해전에서 러시아의 발틱함대를 물리친 일본의 도고헤이하찌로(東鄕平八郞) 해군 장수는 전투에 나가기 전에 우리의 이순신(1545∼1598) 장군에게 무릎 꿇고 무운(武運)을 빌었으며, 기적처럼 러시아를 이겼다고 한다.
“장군은 영국의 넬슨 제독이나 조선의 이순신 장군과 같은 해전의 영웅입니다.” 누군가 이렇게 말하자, 도고헤이하찌로 제독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나를 넬슨 제독과 견주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조선의 이순신 장군과는 견줄 수 없다. 이순신 장군은 군신(軍神)이다. 나는 출전을 앞두고 승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조선의 이순신 장군에게 간절히 빌었노라.”
안중근(1879〜1910)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감옥살이를 할 적에, 담당 간수는 안중근 의사를 몹시도 존경하고 흠모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안중근 의사가 옥에서 순국하시자, 안중근 의사를 자기 집안의 신(神)으로 모셔 놓고 아들까지 대를 이어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치우천왕, 이순신 장군, 안중근 의사가 단지 용맹했기 때문에 중국이나 일본 사람들이 조선 사람을 신(神)으로 모셨을까? 그것은 그분들이 갖고 있던 올바른 ‘민족정기’가 국경을 넘어서 세상을 감화시켰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분들의 민족정기를 살린 불멸의 정신과 사상은 바로 우리민족의 ‘고유사상’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민족의 ‘고유사상’은 무엇인가! 고운 최치원(857〜?) 선생은 신라 화랑도였던 ‘난랑’을 위해 쓴 ‘난랑비서문’에서 이렇게 기록하였다.
1. 우리나라 고유의 현묘한 도(道)가 있다. 2. 그것은 풍류도이다. 3. 풍류도의 내력은 ‘선사(仙史)’에 자세히 실려 있다. 4. 풍류도는 유·불·도 3교를 포함하고 있다. 5. 모든 중생과 접하여 교화한다.
고조선 이래 한국의 고유사상은 시대에 따라 신선도, 고신도, 선도, 현묘지도, 풍류도, 화랑도, 선비도, 밝도, 밝 받는 법, 밝돌 법, 국선도 등으로 불리어 왔다. 그러나 어떻게 불리어 왔건 그것은 하나를 의미한다. 마치 우리나라의 땅덩어리가 시대에 따라서 고조선, 부여, 진한, 변한, 마한, 낙랑, 가락,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 대한민국 등으로 이름이 바뀌어 온 것과도 같다.
신선사상, 선도사상, 한사상, 밝사상, 한밝사상, 광명사상, 풍류정신, 선비정신 등도 모두 이 도(道)에 들어있는 민족정신과 사상이다. 이름이 시대에 따라 이렇듯 변천되었으나 그 목적은 오직 진실무위하고 ‘청정독립’하여 소요자재하며 관규수진으로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직접 행공하여 우주의 정(精)이 단전에 집적되게 하여 정충기장신명하게 되는 양생지도이다.
본래 고유의 도를 닦는 선인들은 심신이 강건하였으며, 도성덕립(道成德立)의 실천자들이었다. 고조선의 단군시대가 바로 그러한 제정일치(祭政一致) 시대였으며, 삼국시대 고구려의 조의선인, 신라의 화랑도도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마침내 신라의 화랑도는 ‘삼국통일’이라는 역사적인 대업을 이룩하였던 것이다.
이들은 모두 민족 고유의 도(道)를 닦은 수행자들이었으니, 예로부터 이 도가 흥왕하면 국가가 번성하고, 이 도가 외래사상에 밀려 쇠퇴하면 나라 역시 쇠약해진다고 하였다. 신채호 선생은 “고유의 도(道)를 닦는 이들은 매양 곳을 따라 현신하여 어진 재상도 되고 충신도 되고, 명장도 되나니, 이들은 모두 선인(仙人)의 도를 받은 자들이라.”고 하였다.
이들은 평소에는 심신을 수양하다가, 국가와 민족에 위난이 닥쳐올 때에는 단연히 일어나 정치와 군사의 제1선을 담당하여 과감한 행동을 전개하였던 것이다. |